2014/04/06 00:30

Shadow Rate, 제로금리 제약(Zero Lower Bound)에서 주목할 만한 유용한 지표 Business

기온이 많이 올라가서 봄이 왔나했더니 약간 쌀쌀한 바람이 부는군요.

오늘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함정에 빠진 선진국 경제에서 볼 수 있는 거의 0에 근접한 정책금리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0이하로 내려갈 수 없는 명목금리 - 제로금리 제약(Zero Lower Bound)이라는 환경에서 유용성을 지니는 지표로 최근 부각되고 있는 잠재금리(Shadow Rate)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Ⅰ. 유동성 함정에서의 제로금리 제약
Ⅱ. Shadow Rate의 개념
Ⅲ. Shadow Rate의 유용성

위와 같은 목차로 진행하고자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아래 내용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Ⅰ. 유동성 함정에서의 제로금리 제약


거시 경제에서 유동성 함정의 개념을 가장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IS-LM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저축과 투자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GDP와 이자율의 조합인 IS 곡선, 그리고 유동성 선호 - 이자를 부리하는 금융자산(예: 채권)과 현금 사이의 상대적 선호 - 가 균형을 이루는 GDP와 이자율의 조합인 LM 곡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곡선이 만나는 점이 거시경제에서 국민소득과 이자율의 균형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IS-LM 모델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면 자산가치의 급락과 상대적인 부채 규모의 증가로 대표되는 이른바 Minsky Moment의 출현으로, 경제 전체적으로 유효 수요의 부족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경우 유효 수요의 부족을 상쇄하며 다시 시장을 균형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균형금리는 (-)가 되야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명목 금리는 절대 '0'이하로 내려갈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이자율이 되면 은행에서 예금을 전부 찾아 현금을 보유(명목 이자율 0%)할 수 있는 옵션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완전 고용상태 등을 이루기 위한 여러 시장의 청산(clearing)에 필요한 금리 - 여기서는 (-)라고 가정 - 보다 명목금리는 높은 수준, 즉 0에서 유지되며, 이 경우 중앙은행의 가장 중요한 정책수단인 정책금리 조정은 그 유효성을 상실하며, 대체 정책수단인 본원통화의 공급도 투자 수요의 부족으로 총통화의 증가로 직접 연결되기 매우 힘든 상황이 도래합니다.



유동성 함정에서 0이하로 내려가지 못하는 명목이자율

물론 IS-LM 모델이나 유동성 함정이라는 개념에 대한 비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IS-LM 모델은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일련의 경제 정책들과 그 효과에 대하여 직관적이면서도 비교적 정확한 예측 - 중앙은행이 본원통화 공급을 급증시켜도 금리의 급등 및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직결되지 않음 - 을 제공하여 단순한 경제학 모델로서 나름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0에서 고착된 미 연준의 기준금리



2005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본원통화(Monetary Base)와 총통화(M2)의 상대적 증가,
유동성 함정에서는 본원통화의 공급이 총통화의 증가로 직결되지 않는다.




Ⅱ. Shadow Rate의 개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IS-LM 모델에서 설명하는 유동성 함정에서 명목금리가 '0'에서 고착되면 거시경제를 분석하는 사람들도 여러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가장 큰 문제는 평상시라면 중앙은행의 금융정책의 스탠스를 나타내는 가장 직관적이고 기초적인 지표로 활용되는 기준금리가 0 근방에서 고착되어 더 이상 유용한 정보 - 기준금리의 절대수준 및 전월대비 변화 등 - 를 제공해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제로금리 제약(Zero Lower Rate)에서 기존의 기준금리를 대신할 새로운 지표를 찾아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첫번째 돌파구는 옵션 가격을 계산하는데 사용되는 블랙-숄즈 공식으로 잘 알려진 Black 교수에 의해 만들어 졌습니다. Black은 그의 1995년 논문 "Interests Rates as Options"에서 그 해법을 제시했는데, 그 내용은 명목금리가 0이하로 내려갈 수 없는 제로금리 제약(Zero Lower Rate) 바로 그 자체에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명목 금리가 '0'이하로 내려갈 수 없는 이유는 우리에게 (-)이자율이 되면 은행에서 예금을 전부찾아 현금을 보유할 수 있는 '옵션'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다시 설명하면 시장에서 관찰되는 명목금리 r(t)는, 불황에 빠진 경제에서 탈출하여 완전고용 등 균형상태로 복귀하기 위한 (-)이자율을 가질 수 있는 잠재금리(Shadow Rate) r*(t)와 금리가 (-)로 떨어질 경우 현금을 보유할 수 있는 옵션가치로 분해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옵션의 가치는 위의 Shadow Rate이 0이하로 떨어질 수록 당연히 커지게되며 이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명목금리, Shadow Rate, 옵션의 관계



이렇게 말로만 설명하면 꽤 간단한 내용같지만 Black의 1995년 논문내용을 바로 적용하기에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Gorovoi and Linetsky (2004), Kripper (2012)  등이 Black의 개념을 기본으로 이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으며, 가장 최근에는 Wu and Xia (2014) 에서 제시된 방법이 가장 유용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잠재금리(Shadow Rate)은 우리에게 현금이라는 옵션이 없을 경우, 시장에 내재된(implied) 균형금리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Ⅲ. Shadow Rate의 유용성



그렇다면 이 잠재금리(Shadow Rate)은 어떤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을까요?

첫번째로는 정책금리가 유동성 함정에서 0에 고착되어, 금융정책의 스탠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지표로서의 유용성을 상실했을 때 잠재금리(Shadow Rate)는 여전히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정책금리가 0에서 움직이지 않을 때, 잠재금리(Shadow Rate)는 (-) 영역에서 우하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미 연준이 지속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다시 위의 그림 중 화살표가 표시하고 있는 시점은 2013년 6월 버냉키 당시 미 연준의장이 연방 공개 시장 위원회 (FOMC)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양적완화(QE)의 점진적 축소, 즉 테이퍼링이 논의되고 있다고 언급했을 때입니다. 그러나 잠재금리의 움직임이 보여주듯 시장은 버냉키 의장의 코멘트가 내포한 정보의 충격으로 일시적으로 금융완화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으나(Shadow Rate의 상승), 곧이어 미 연준의 커뮤니케이션과 선제적 지침(forward guidance) 등을 통한 정보를 반영하여, 금융완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다시 시장에 내재되었다는 것(Shadow Rate의 상승)을 파악가능합니다.

이렇듯 잠재금리는 새로운 정보의 도달을 반영한, 시장에 내재된 경제 주체들의 기대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좋은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잠재금리(Shadow Rate)는 시장의 각 시점별(3월, 6월, 1, 2, 5, 7, 10년) 1개월 선도금리를 기초 데이터로 사용해서 구해집니다. 이 말은 잠재금리의 기간구조(term structure)도 구할 수 있다는 뜻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시장에 내재된 유동성 함정의 탈출시기 - 잠재금리(Shadow Rate)가 (+)로 반전되는 시기 - 에 대한 기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잠재금리(Shadow Rate)으로 예측된 정책금리가 0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시기는 2015년 2분기 입니다. 그리고 이는 뉴욕 연준의 서베이를 통해 예측된 미 연준 기준금리 상승시기의 중간값(median) 2015년 3분기와 유사합니다. 

이러한 여러가지 유용성 때문에 잠재금리(Shadow Rate)는 꽤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애틀란타 연준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논의가 꽤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잠재금리(Shadow Rate)는 유동성 함정에서 정책금리가 0에 고착되어 금융정책의 스탠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지표로서의 역할을 상실했을 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지표입니다. 게다가 Wu와 Xia는 웹사이트에 자신들 논문의 방법으로 계산된 잠재금리(Shadow Rate)를 주기적으로 공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언젠가는 세계경제가 정상화되고 유동성 함정에서도 빠져나오겠지만 그때까지 이 잠재금리(Shadow Rate)는 참고할만한 꽤 유용한 지표가 될 것 같다는 말을 끝으로 이번 포스팅은 마무리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Black, Fischer (1995), "Interest Rates as Options", Journal of Finance 50, 1371-1376

Wu and Xia (2014), "Measuring the Macroeconomic Impact of Monetary Policy at the Zero Lower Bound",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핑백

덧글

  • 迪倫 2014/04/06 01:24 # 답글

    잘읽었습니다.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약간 마이너한 질문 하나만 드리자면, 마지막 그래프의 BVAR은 Bayesian vector autoregression인가요? 링크해주신 Wu & Xia 글에서 제가 못찾아서요...
  • Orca 2014/04/06 01:58 #

    예 Bayesian vector autoregression 맞습니다. [참고문헌] 밑에 링크 걸어놓은 애틀란타 연준의 블로그에 나온 그림입니다...^^

    http://macroblog.typepad.com/macroblog/2013/11/the-shadow-knows-the-fed-funds-rate.html

    첨언하면 VAR로 기존에 많이 축적된 기준금리와 GDP 등의상관관계 연구가 ZLB로 인해 무용지물이 될 때 shadow rate을 사용하면 유용하다고 하네요...아 Wu and Xia 논문 맨 처음에 이말이 나오니 이미 보셨겠군요...ㅎㅎㅎ
  • 迪倫 2014/04/06 11:46 #

    아, 감사합니다. 그 아래 링크까지는 열어보지 않고 Wu & Xia 글만 '대충' 흝어보고 질문을 드린거라...(Wu & Xia 논문은 천천히 다시 읽어보려는 중입니다). 그나 저나 블랙씨가 옵션 개념을 적용한 것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약간 콜롬버스의 계란같은 정도^^) 아무튼 좋은 정보와 정리 감사합니다!
댓글 입력 영역


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