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09 12:59

イ号(I-GO, 이고-), 日本의 전파 유도 비행 폭탄 Military History


이전에 작성했던 'ケ号 (KE-GO, 케고-), 日本의 적외선 유도폭탄'에 이어 일본의 이른바 결전병기 중에서 특공(자살공격) 무기가 아닌 나름 그들의 최신 과학기술을 적용한 병기를 소개하는 포스팅을 이어나가겠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아래 이어지는 내용을 참조해주세요...^^

저번에 쓴 일본의 적외선 유도폭탄 케고(ケ号)에 이어 이번에는 그들이 전쟁말기에 개발한 라디오 유도식 비행 폭탄인 이고(イ号)에 대한 내용을 진행하고자 한다. 전후 미 해군은 이 폭탄을 조사 후 초보적인 원격 조정 기술이 사용되었 으나, 불과 4개월 만에 개발이 완료된 것은 주목할 만한 점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 이 폭탄의 개발 과정 및 여기에 사용된 원격 유도방식은 어떠한 것이었을까?

1944년 7월 일본의 라디오 전파 유도 비행폭탄의 설계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 폭탄의 개발 목적은 결코 카미카제 특공에 희생되는 조종사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VT 신관등으로 대폭 정확도가 향상된 미국의 대공포화 때문에 특공에 나선 파일럿 들은 미처 목표에 돌입하기도 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따라서 일본 군부는 이러한 유도 폭탄이 명중률을 좀더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고(イ号) 비행폭탄의 동체는 대부분 주석으로 날개는 목조로 만들었다. 기체 골조는 카와사키社, 자이로 및 라디오 유도장치는 스미토모社, 그리고 최종조립은 미츠비시社에서 담당하였으며 개발은 매우 빨리 이루어져 4개월 만인 44년 11월에 미츠비시에서 제작한 이고(イ号) 甲형이 테스트를 위해서 투하되었다. 최종적으로 15기의 이고(イ号) 甲형과 150기의 이고(イ号) 乙형이 생산되었으며 10기의 Ki-67히류(飛龍) 폭격기가 모기로 개조되었다. 생산된 폭탄중17기가 실험 비행에 투입되었으며 일본 기술진은 이중 70~80%가 유효했다고 보았으나, 실제 품질관리 문제로주요 부품에는 많은 불량이 있었으며 특히 서보모터(servo motor)의 경우 20% 정도만이 불량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고(イ号) 비행폭탄의 3면도  

이고(イ号) 비행폭탄은 위의 3면도에서 볼 수 있듯이 고익기 형태의 디자인으로 과산화수소와 촉매를 사용한 로케트를 장비 하였고, 이는 통해 비행중 150 kg에 해당하는 추력을 약 80초간 제공하여 이고(イ号)는 평균 550 km/h, 최고 650 km/h 의 속력으로 비행할 수 있었다. 일본 기술진에 따르면 고도 약 700m 에서 투하하여 11 km 떨어진 목표(전함, 순양함, 항공모함 등)를 공격가능 하고, 목표물에 이고(イ号)가 명중할 때까지 일직선으로 비행하며 이고(イ号)를 유도해야 하는 모기는 명중하는 순간에 목표에서 약 4 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게될 계획이었다. 

다시말하면 비록 비행능력을 가진 유도 폭탄이었지만 목표에 근거리까지 접근해야만 했으며 이는 함상 전투기 등으로 이루어 진 방공망을 돌파해야만 한다는 의미였다. 결국 실험을 마친 일본 군부도 美 방공망에 의해 모기가 격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전에는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당시 일본 항공력의 상황은 미 함대 상공에 접근조차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었다.

이고(イ号) 비행폭탄의 내부

비행 중 자동 비행의 자세제어는발사 1분 전에 7000~10,000 RPM 으로 회전이 시작되는 자이로에 의해서 이루어 진다. 이 자이로는 발사 후 1분이 지나면 회전수가 3,500~5,000 RPM 으로 떨어지며, 따라서 유효 작동시간은 폭탄의 비행 시간 과 거의 비슷한 1~2분 정도였다. 

가장 핵심적인 기능인 원격 조정은 VHF 전파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유도를 위한 다음과 같은 주파수 대역이 설정되있었다

  •  상승    : 3000 
  •  하강    : 2600 
  •  우선회 : 2200 
  •  좌선회 : 1800 

유도는 모기의 신호를 통하여 자이로의 회전축의 방향을 바꾸면 이 변경된 회전축이 다시 비행방향의 중심에 위치하도록 보조날개(aileron)와 방향타(rudder)가 작동하는 방식이었다. 모기에서 스틱을 조정하면 좌우 로는 최대 25도의 방향 변경이 가능했으며, 상승은 최대 5도, 하강은 최대 25도 까지 조정이 가능했다. 조작 후 스틱을 중립위치에 놓으면 이고 (イ号)는 다시 원래 비행 방향을 회복했으며, 따라서 목표까지 지그재그의 패턴을 그리며 명중할 때 까지 유도하는 방식 이었다.

이고(イ号) 비행폭탄의 좌우 방향전환(최대 25도) 원격 조정 스틱을 중립으로 놓으면 바로 원래 비행방향으로 복귀

이고(イ号)의상승(최대 5도) 및 하강(최대 25도) 조작, 원격 조정 스틱을 중립으로 놓으면 바로수평을 회복


미해군의 전후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기술진은이고(イ号)의 실험이후에 레이더 탐지장치(radar seeker)를 장비한 모델도 기획했다고 하나, 단순 구상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어느 정도의 실용안이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그리고 원래 이고(イ号)는 시 스키밍(sea skimming)을 위해서 라디오 전파를 이용한 고도계를 장치하려 했으나 실험에서 이 장치는 작동되지 않았고, 결국 제거되었다.

패전 직전 일본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종종 인용되는 케고(ケ号)와 이고(イ号) 유도 폭탄들이지만, 관심이 있는 독자는 필자의 조촐한 포스팅을 통해서 전쟁 말기 일본의 유도 폭탄들과 동시기의 독일, 미국에서 개발 혹은 실전배치된 유도병기를 비교하면 그 실체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가 어느정도 가능할 것이다.

독일의 Hs 293 대함 유도 비행폭탄

미국의 Bat 대함 유도 비행폭탄


마지막으로 이고(イ号) 유도폭탄에 대한 간단한 에피소드를 끝으로 이번 포스팅은 마치겠다.  이고(イ号)의 시험발사 도중 이 폭탄이 공교롭게 온천의 여탕을 직격하여 대화재가 발생하였고, 여종업원 2명 및 목욕중이던 손님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가 있었다. 그 이후 이 폭탄에는 에로폭탄(エロ爆弾)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참고문헌]

U.S. Naval Technical Mission to Japan (1945), "Japanese guided missiles", Target O-02


덧글

  • 토나이투 2014/02/09 13:03 # 답글

    http://tonaitoo.egloos.com/2121205

    육군에서도 비슷한(?) 장비를 만들다가 실험중에 포기했죠 ㄲㄲ
  • Orca 2014/02/09 17:03 #

    오 감사합니다. 소개하신 그것도 먼가 자료가 있기는 한데요. 포스팅 주제가 될 수 있겠네요ㅎ
  • 미망인제조기 2014/02/09 15:16 # 답글

    잘 보았습니다.
    큭... 애로폭탄...마지막 부분에서 즐겁게 웃고 갑니다
  • Orca 2014/02/09 17:03 #

    잘 보셨다니 감사합니다ㅎ
  • 존다리안 2014/02/09 16:30 # 답글

    이상한 건 정작 유도폭탄은 대전중에 완성되었음에도 잘 안 쓰이다가 베트남전 당시 레이저 유도폭탄이 개발되면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는 건데 왜 이랬던 건지 모르겠군요.
  • Orca 2014/02/09 17:04 #

    한국전쟁 압록강 철교 폭격에 Tarzon같은 유도 폭탄이 상당히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
  • 존다리안 2014/02/09 17:06 #

    하긴 베트남전때도 교량폭격용으로 레이저 유도 폭탄이 쓰였지요.
  • 척 키스 2014/02/09 17:51 # 답글

    수동조종되는 지령유도방식이라면 모기에서 발사체 위치 확인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 Orca 2014/02/09 19:30 #

    말 그대로 시각유도 입니다. 발사후 모기에서 명중때 까지 일직선으로 날면서 조정하는거죠.

    그래서 독일의 Hs 293 같은 것은 발사체 후미에 조명탄을 달아놓기도 했는데, I-GO에서는 일단 보고서 상으로 그런 언급은 없었습니다.
  • 문제중년 2014/02/09 17:56 # 답글

    1. 유도 폭탄은 1930년대부터 손대보던 거라서 2차대전중
    좀 한다는 동네는 한번쯤은 다들 손대보죠.

    참고로 위에서 묘사된 자이로로 뭔가 해보자는 것은 이미
    사용되던 기술이기도 합니다.
    패턴 그리며 항주하는 어뢰가 뭐로 그런 짓을 할지 생각해
    본다면야.

    그러고보면 삼손과 데릴라에서 데릴라 역을 맡은 여배우가
    주파수로 여러개의 어뢰를 조종해보자는 연구에 참여했죠.
    그리고 이게 지금의 분할다중접속(CDMA말여요)의 기초가
    됐더라니 이런저런 이야기도 있습죠.


    2. 유도 폭탄은 의외로 사용됩니다.
    다만 다들 테스트에 가까운 운용이었던지 묻혀버린거죠.

    가령 미군의 유도폭탄이 거둔 결과중에는 근 40년 정도 묻혀
    있다 겨우 끄집어내진 경우도 있습니다.


    p.s:
    콰이강의 다리를 마침내 끊어버린게 유도폭탄이죠.

    이 시기쯤에 미육군만 8종의 유도 폭탄이 준비됐던데다 개중
    에는 전파 유외나 적외선 외에 저광량 TV 나 심지어 조명탄
    으로 지시하면 그거 보고 광량 비교해서 쫓아가는 놈들도 생
    각했던 판이죠.

    문제라면 이들이 1960년대까지 하나같이 시원찮더란게...
    (사실상 1980년대까지도 그 성능에 대해서 의심을 받았죠.)
  • Orca 2014/02/09 19:31 #

    오 상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한국전쟁 때 압록강 철도 등에 사용된 Tarzon 이야기도 좀 재미있는게 많기는한데요...^^
  • 존다리안 2014/02/09 20:16 #

    적외선 유도까지 연구했다니... 미국인들은 대체 연구 안한 게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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