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25 17:44

버블-디플레 기간 일본의 금융정책 - ② 디플레이션과 유동성 함정 Business


이제 밤에는 조금씩 선선한 바람이 부는 것 같군요. 

전 포스팅 '버블-디플레 기간 일본의 금융정책 - ①서론 및 장기정체기의 관찰'에 이어서 이번에는 일본의 장기 불황을 디플레이션과 유동성 함정 측면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진행할 내용에서는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학파의 화폐수량설과는 달리 비록 절대 통화량이 증가해도 물가의 하방경직성이 존재한다면, 기대 인플레이션율의 하락 만으로도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 부분이 꽤 눈여겨 볼 만 한 것 같습니다. 또한 현재 일본은행의 구로다 총재가 왜 그렇게 목표 인플레이션의 상향 및 그 달성에 매달리고 있는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그럼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어지는 내용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Ⅲ. 디플레이션의 성질





1. 물가의 하방경직성





디플레이션을 동반하는 장기 경기침체와 실업률 상승이라는 경험은, 용이하게 「세계 대공황」 또는 「쇼와 공황」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1930년대의 공황에는 연율 5%를 초과하는 소비자 물가의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던 것에 대해, 1990년대 이후 관찰되는 디플레이션은 코어 소비자 물가로는 1%, GDP 디플레이터로도 2% 정도를 넘지 않는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그 의미는, 현재까지 우리가 경험해왔던 디플레이션을 대공황의 그것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디플레이션의 지속기간이 짧게 보아도 98년 이후 10년간, 길게 본다면 15년간에 달한다. 다시 말해 1990년대 부터 시작된 「장기정체」의 특징은 「소폭이지만 장기에 걸친 디플레이션의 지속」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것은, 경험 필립스 곡선의 형태를 통해 더욱 명로해진다. 그림 7.은, 코어 소비자 물가의 전년비 상승률과 실업률을 plot 차트로 나타낸 것이다. 단순한 관측 결과로는, 실업률 1.8%, 인플레이션율 -1%에 점근하는 직각 쌍곡선을 관측할 수 있다. 말할 것도 없는 것이지만 이 관계는 이론적 근거가 있는 인플레이션과 실업의 트레이드-오프(trade-off)로는 해석될 수 없다. 그렇지만 실업률 3.5% 전후에서 인플레이션율은 실업률과 거의 무관계가 되는 경험적 사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관측결과로부터, 이미 지적했던 「소폭이지만 장기에 걸친 디플레이션의 지속」이라는 현상을 볼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인플레이션율의 상하 방향에의 비대칭성, 또는 물가의 하방경직성의 존재가 강력히 시사되고 있다.


그림 7. 관측된 필립스 곡선







2. 통화량의 움직임





물론 물가가 하방경직성이 있다고 하면, 통화 공급량의 증감이 경제에 대해 실물적인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 따라서, 극히 단순하게 생각하면, 장기정체는 긴축적 금융정책의 결과라는 추론이 이루어지게된다. 여기서 일본의 통화공급량(본원통화와 M2, 또는 M2 + CD)의 움직임을 전년 동월비로 보면, 그림 8. 그대로이다. 가장 빠른 디플레이션의 시작점은, GDP 디플레이터가 전년비 마이너스로 전환된 93년 이지만, 그 직전 시기에 본원통화와 M2(+CD)의 증가율이 모두 마이너스로 전환되어있어, 단순한 통화주의적 또는 화폐수량적인 해석이 적당한 것같이 생각된다. 특히, 소위 버블경제로 불리웠던 80년대 후반기에는 어디에서도 통화량 증가율이 10%대의 추이였다는 것이, 수 년만에 마이너스로 됬다는 점이 이러한 견해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될 수 있다.






그림 8. 통화공급 추이(전년비)





그러나 94년 이후로 눈을 돌려보면, 그러한 견해가 반드시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확실히 M2 또는 M2+CD의 증가율은 3% 미만에서 멈추었고, 그 시기 실질 GDP 성장률이 2% 또는 그 이하로 하락되었다는 것을 고려해도, 그 이전의 시기와 비교해보면 이상하게 낮은 수준의 추이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본원통화의 증가율은 94년 이후 5% 또는 그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실질 경제성장률의 저하를 고려한다면 반드시 이상하게 낮은 것이라고는 생각될 수 없다.



물론, 통화량 증가율이 「이상하게」 낮다든가 높다든가 라는 판단은, 단순히 실질 성장률과 비교하는 것 만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 시기에 은행의 경영위기가 서서히 표면화되고 있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다소나마 그 안전성에 의문이 있는 예금 또는 즉시 환금하는 것이 불리한 정기예금 등 M2(+CD)와 M1의 정의의 차이에 상당하는 예금 항목에 대한 수요가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다. 결단코 낮지 않았던 본원통화 증가율과 낮은 M2(+CD) 증가율로부터 시사되는 가설은,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이야말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은행시스템의 취약성이 높아지며, 대출 의존도가 강한 일본 기업금융의 기능 부전을 초래, 그것이 수요를 억제하여, 디플레이션을 초래했다는 가설이다. 이 가설은, 한마디로 말해, 은행대출의 억제가 경기후퇴를 장기화시켰다고 주장하는 것이기때문에, 은행대출 추이를 보는 것으로 그 타당성을 음미해보도록 하자.






그림 9. 은행대출 추이(전년비)





은행대출의 전년비 변화율을 보면, 아마 경기대책 또는 대출 대상기업의 자금조달이 위기상황에 빠졌다고 생각되는 시기를 제외한다면, 증가세로 전환되었거나 혹은 감소에 제동에 걸린 것으로 생각되는 회복국면, 그것도 후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기간에, 기업금융이 간접금융으로부터 직접금융으로 변화했다는 것 자체는 틀림이 없기 때문에, 이 변화율 만으로 은행 금융기능의 악화와 개선을 평가하는 것은 진중하게 하지 않으면 안되지만, 동시에 불량채권 등의 처리에 의해 은행대출이 증가하여 경기회복을 이끌어내지 않았을까라고 말하는 현상도 반드시 자명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확인가능하다. 그렇다면, 경기회복에 은행대출이 지연된 현상은, 사실 과거 대규모 경기후퇴 또는 공황, 즉 미국의 대공황 및 일본의 쇼와 공황기에도 비슷하게 관찰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본원통화와 M2 그리고 은행대출의 추이를 관찰하면, 금융정책으로부터 경기변동이 초래되었다는 인과관계보다는, 실물경제가 먼저 변동하고, 이에 대하여 은행 대출과 M2가 변화, 수동적 금융정책의 결과로서 본원통화가 변화했다는 주장에 타당성이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인과관계의 이해는, 단순한 화폐수량설에 대한 비판이 될 수는 있겠으나, 그 이상의 것은 아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유동성 함정」이라고 불리우는, 통화량과 물가 또는 경기의 동시점 관계가 소실되는 현상인 것이다.





3. 유동성 함정





크루그먼의 제로 금리제약(zero lower bound)



화폐로부터 물가 또는 실물경제로의 인과관계는, 고전학파의 화폐수량설과 케인즈의 화폐수량설 두 가지로 크게 나누어진다. 고전학파의 화폐수량설은, 통화량이 명목 수요를 결정하고, 재화의 공급은 화폐와는 관계없는 실물적 요인에의해 정해진 결과, 물가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케인즈의 화폐수량설은 통화량의 변화는 화폐 대체자산의 가격과 수익률을 변화시켜, 이것이 자산과 신규 생산물의 상대가격을 변화시켜 실물경제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어느 경우라도, 통화량의 증가(또는, 이를 실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정책 이자율 인하)는,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물가가 산출량에 동일한 변화를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점은 공통이다. 그러나, 화폐수요가 화폐공급의 증가를 전부 흡수해버린다면, 물가에도 실질산출량에도 영향이 없을 가능성이 생긴다. 이것을 「유동성 함정」이라고 부른다. 고전적인 공식으로는, 장기채권 보유자의 장기 이자율에 관한 경직적인 기대를 가정하여, 이를 크게 하회하는 장기 이자율(채권가격은 장기적인 기대를 크게 상회)을 실현하면, 미래 장기채권가격의 하락(장기 이자율의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채권수요가 증가하지 않게된다고 생각한다. 다시말해, 추가적인 화폐는 장기채에 투자되지 않아, 전부 화폐수요의 증가에 흡수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장기 이자율의 하락에는 하한이 존재(장기채의 가격에는 상한이 존재)하게 된다.



이에대해 크루그먼(1998)은 가계가 미래소득의 감소를 예상하게되면, 자원의 완전한 이용을 보증하는 균형 실질이자율(자연 이자율)은 마이너스가 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실질이자율은 명목이자율과 기대 인플레이션율의 차이이기 때문에, 비록 명목 이자율이 제로(0) 이하로는 내려갈 수 없어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높다면 실질 이자율은 마이너스가 된다. 이러한 조정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실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해, 미래소득에 대한 기대가 급격히 비관적이 되었을 때, 미래의 물가보다도 충분히 낮은 수눈까지 현재의 물가가 일시에 하락하여, 그 이후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된 경우이다. 그러나, 물가가 비신축적인 경우에는 이러한 급격한 물가의 하락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이자율을 자연이자율까지 하락시킬 수 있는 수단이 존재하지않게된다. 이렇게, 채권투자가의 경직된 장기이자율 예상이라는 꼭 자연스럽지 않은 가정을 도입하지 않아도, 단순한 교환 일반균형 모델을 이시점(異時点)간 균형으로 확장한다면, 미래소득의 감소라는 예상과 물가의 비신축성(하방경직성)을 조합하는 것으로 「유동성 함정」이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모델이 너무 단순한 구조이기때문에, 이러한 메커니즘이 현실에 대응된다고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실제 데이터를 관측하면, 이 논리가 반드시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공황 당시, 미국의 대표적인 단기 이자율이었던 콜 금리는 제로(0)는 아니었지만, 이는 은행의 파산 문제가 심각하여, 콜 자금시장과 같은 상대거래 시장에는 거래 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이 상승하여 제로(0)까지 하락할 수 없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안전자산인 단기 국채(T-Bill)의 이자율은 콜 금리와 달리 제로(0)가 되었다. 다시 말해, 후에 「유동성 함정」으로 공식화된, 대공황당시 금융정책을 무력화시켰던 현상은, 장기이자율의 추이보다 단기이자율 추이 가운데 실제로 관찰될 가능성이 있다.



이 현상의 본질은, 이자율이 다른 시점간의 상대가격 일부를 연결하고 있는 것에 있다. 시장의 균형 메커니즘은, 동일한 시점내에 놓은 것에서도, 다른 시점간의 것에서도 동일하게, 재화의 상대가격의 조정에 의해 달성된다. 다시 말해, 현시점의 균형은, 미래 재회의 명목가격을 이자율에 의해 현재가치로 할인한 것과, 현재 재화의 명목가격 사이의 상대가격이 조정되는 것으로 실현된다. 만약, 물가가 비신축적으로 현재시점과 미래시점 재화의 명목가격이 일정하다고 해도, 금융정책으로 이자율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면, 미래 재화의 현재 할인가격이 변화하기 때문에, 상대가격을 변화시켜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명목 이자율이 마이너스가 된다면, 채권자는 자금 공급을 중지하는 것이 가능하고, 실제로 그렇게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명목) 이자율에는 제로(0)라는 하한이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 주어진 현재와 장래의 물가 아래 균형을 실현하기위해 필요한 이자율이 마이너스라면, 통화량을 증가시켜, 다음으로 이자율을 제로(0)까지 하락시킨다고 해도, 여전히 균형을 회복할 수 없게되고 만다. 이것이 「유동성 함정」의 본질인 것이다. 크루그먼의 논지는, 미래소득의 감소가 광범위하게 믿어질 정도로 구조문제가 심각해지면, 금리조작이라는 의미로서의 금융정책은 무력화되어, 인플레이션 기대를 발생시키는게 필요하다는 것이 명확하다.





이행과정으로서의 유동성 함정



크루그먼의 모델은 극도로 단순하지만, 수미일관(首尾一貫)되게 미시경제의 기초를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는 보다 전통적인 전통적인 접근방법에 가까운 각도로부터 동일한 유동성 함정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걸 보여주고자 한다. 여기서, 통화량과 물가 그리고 그 변화율을 주목해보자. 단순한 화폐 수요함수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 다시말해 화례량을 M, 물가를 P, 명목이자율을 i, 실질소득 등 실질적인 화폐수요에 영향을 주느 변수를 Y, 실질 화폐 수요함수를 L(·) 이라고 하면, 화폐시장의 균형조건은 다음 식이 된다.














다음에 실질이자율 ρ는 명목이자율로 부터 기대 인플레이션율(π)을 차감한 것이라는 정의식을 도입한다.










현재 실질변수인 Y와 ρ는 모두 일정하다고 가정하자. 만약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제로(0)라면, 이 2개의 식은 실질 화폐잔고 M / P가 일정하다는 것을 의미하여, 고전적인 화폐수량설과 동일한 의미가 된다. 그러나, 여기서는 정상 인플레이션을 상정한다. 다시 말해, 화폐량과 물가는 동일한 비율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대 인플레이션율 π도 통화량 변화율과 동등하다. 그림 10.은, Y축에 물가(P)와 통화량(M)의 자연대수, X축에 시간을 표시하고 있다. 점선으로 표시되어 있는 시점까지 화폐량과 물가는 동일한 비율로 상승하고 있다. (자연대수 수치이기 때문에 동일한 기울기를 가진 직선으로 표시된다.)






그림 10. 물가가 신축적일 경우



점선으로 표시된 시점에서 통화량의 증가율이 영구적으로 변화(여기서는 감소)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경제 주체가 이러한 영구적인 화폐증가율의 변화를 인식했다면, 인플레이션 예상치는 동일하게 감소하게 된다. 실질이자율은 일정하다고 가정했으므로, 기대 인플레이션율의 하락과 동일한 명목이자율의 하락이 발생한다. 화폐 수요함수는 명목이자율의 감소함수이기 때문에, 실질 화폐잔고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화폐량은 스톡(stock) 변수이기 때문에 서서히 변화할 수 밖에 없다. 그 결과, 화페의 초과수요가 발생하게 된다. 만약 물가가 신축적이라면, 이 초과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물가 수준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이는 합리적 기대 모델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변수의 (비연속) 점프의 한 예이다.



고전적인 화폐수량설에서, 물가의 하락은 통화량 감소의 결과이나, 이 경우에는 증가율이 감소했지만, 통화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가수준의 하락이 발생하게 된다. 다시말해, 동학적인 프레임웍으로 생각해 보면, 동일 시점 통화량과 물가의 비교관계는 화폐수량설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11. 물가가 하방경직성을 가지는 경우



그림 11. 처럼 물가가 하방경직성을 가진다면, 어떠한 형태로든 실질산출량의 감소가 발생하여 화폐수요를 억제, 처음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통화량은 그 증가율이 감소되었지만,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데, 경기후퇴와 약간의 물가의 하락이라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당초의 인플레이션 예상의 하락에 따른 화폐수요의 증가가 크다면 그 후에 일시적인 통화량의 증가가 일어나도, 이러한 완만한 디플레이션 과정은 정지하지 않는다. 또한 현실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실질 산출량의 감소에의해 실업과 설비가동율 감소가 발생하고, 이는 재화시장, 노동시장에서의 초과 공급으로 작용하여 디플레이션을 유지시키는 작용을 하게된다. 이렇게, 통화량의 절대적인 감소가 일어나지 않고, 단순히 미래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감소하는 것 만으로도, 불황과 디플레이션이 시작된다. 게다가, 이러한 과정은, 일시적인 미래 기대 인플레이션을 변화시키는 것과 같은 금융완화로는 해소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의미는 여기서는 크루그먼과 약간 다른 형태이지만, 마찬가지로 「유동성 함정」이 발생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경제의 축소가 예상되어 자연이자율이 마이너스가 되는 것을 강조한 크루그먼과 달리, 이 경우에는 미래 인플레이션의 예상(이는 금융정책의 목표 인플레이션율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하다.)의 하락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일본 경제에 관한 우리의 관찰결과는, 90년대 초기에 통화공급의 증가율이 대폭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이는 주가와 지가의 대폭 하락과 동시에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은 결과에 불과하며, 일본은행의 정책의도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유력하다. 그러나, 정책이자율은 두번 제로(0)까지 인하되었지만, 두 번 모두 인플레이션율이 유의미한 정도로 플러스로 반전되기 전에 인상되었다는 사실이 있다. 이 행동으로 추측가능한 일본은행의 정책 스탠스(stance)는, 90년대 이후의 목표 인플레이션율이 높다고 해봐도 제로(0)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다. 80년대까지의 경험은, 5% 이상의 인플레이션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하지만, 2% 또는 3% 정도의 인플레이션이라면 긴축적인 금융정책은 발동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었다. 이와 비교하면, 적어도 2%~3%의 목표 인플레이션율의 인하가 (90년대에) 실행되었다고 해석하는 것은 결코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렇듯 목표 인플레이션율의 인하는, 그 자체가 디플레이션과, 완만한 하방으로의 물가조정에 유래가 된 장기불황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단기현상으로서의 유동성 함정



크루그먼의 공식화와 우리가 여기서 보여준 공식화는, 모두 「유동성 함정」을 정상균형으로부터 다른 정상균형으로의 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서 이해하고 있는 점에서 공통이다. 이 이행기간은 물리적인 의미로는 수 년 내지 10년을 넘는 기간이라고 해도, 논리적인 의미로는 「단기」에 속하는 현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유동성 함정」을 이렇게 단기적 현상이라고 한다면, 이는 전형적인 News Driven이라고 불리우는 종류의 동학적(動学的) 현상이 된다. News Driven 현상이라는 것은, 합리적 기대 모델의 틀 또는 Forward looking의 틀에서, 미래에 발생할 외생변수의 변화가 현시점에서 예상될 수 있다면, 즉시 경제주체의 행동이 변화하고, 미래의 변화를 반영하여 현재의 균형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유동성 함정이라는 것은, 미래 화폐 스톡(stock) 또는 물가수준, 또는 인플레이션율의 하락을 현 시점에서 예상하는 것으로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4. 공급 측면으로부터의 디플레이션 해석





이상 기술한 화폐적인 장기 디플레이션과 정체의 설명과 거의 동등한 Forward looking이라는 틀을 사용하면, 공급능력의 저하가 수요감소를 통해 디플레이션의 원인이 된다고 하는, 언뜻 보면 모순적인 주장을 정당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90년대 초반을 전후하여, 일본경제의 구조문제가 광범위하게 일본 국민에게 인식되어, 미래의 공급능력, 즉 잠재 GDP 성장률의 하락(또는, 잠재 GDP에 지배적인 영향을 주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의 저하) 이라고 하는 예상이 일반화되었다. 이는, 미래소득의 현재 할인가치인 부(富) 또는 이로부터의 수익인 항상소득의 감소를 의미한다. 따라서, 현시점의 생산능력은 감소되지 않았는데, 항상소득이 감소하는 것으로 현시점의 수요감소가 발생하게 된다. 여기에 어떤 가격경직성을 도입하면, 실현되는 생산은 잠재능력을 하회하게 되어, 총수요 부족에의한 불황을 출현시키게되는 것이다.



정학적(static)이라는 틀로는, 공급능력(또는 증가율)의 감소가 일어나면, 초과수요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동학적(dynamic) 틀로 「미래의 공급능력 저하가 현시점에 인식된다」고 하는 가정을 세우면, 현시점의 정체 초기에는 총수요의 저하와 생산능력의 과잉이 발생하게 된다. 화폐와 물가변동을 사상으로한 모델도 이상과 같은 현상을 공식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이러한 틀에 화폐와 물가를 추가하면, 재화의 초과공급에의한 디플레이션을 도입하는 것도 가능하여, 디플레이션을 동반하는 장기정체라고 하는 90년대 이후 일본경제의 경험을 설명할 수 있는것으로 보인다.



이 접근법의 강점은 장기정체와 디플레이션이라는 현상을, 케인즈적 요소 없이 논의 가능하며, 과거 20년 이상에 걸쳐 개발되어온 RBC(실물적 경기순환 이론)을 중심으로 해서 균형분석의 다양한 수법을 비교적 용이하게 적용 가능하다. 사실, 장기침에체 관련된 연구 대부분은, 90년대 초기에 일어난 실물 경제성장률의 급격하고 지속적인 하방굴절을, 전적으로 비화폐적인 동시에 국내적 원인에서 찾고 있다. 지적된 주요한 원인은 TFP(총요소 생산성) 상승률의 급격하고 지속적인 저하, 주5일제 도입에의한 노동시간의 감소, 부실채권의 대폭증가로 인한 금융시스템의 기능 부전, 또는 기업 가버넌스(governance)의 결함, 저생산성 부문으로부터 고생산성 부문으로 노동력 이전의 부족 등이 있다.



이와 같이 폐쇄경제만을 대상으로 고려한다면, 장기정체와 디플레이션에의해 특징 지어지는 일본의 경험이 실물적 원인으로 일어난 것인가, 아니면 화폐적 원인으로 일어난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곤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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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셨나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는 제가 이 논문의 백미라고 생각하는 개방 경제에서 금융정책의 중요성, 특히 환율과 교역조건, 국제 경쟁력 등을 분석한 내용을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과연 일본의 문제가 이 포스팅의 말미에 언급했던 것처럼 구조적(비화폐적)이고 일본국내적 원인에서 비롯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을까요?



다음 포스팅을 기대해 주세요...^^





[참고문헌]



岡田靖, 浜田宏一 (2009), "バブルデフレ期の日本の金融政策", 内閣府 経済社会総合研究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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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최정환 2013/08/25 23:32 # 삭제 답글

    곳곳에 촌철살인 !!
  • Orca 2013/09/22 21:24 #

    머 그정도는 아닙니다...ㅎㅎㅎ...원 논문 필자들의 공이죠...ㅋ
  • 일화 2013/08/26 10:54 # 답글

    유동성 함정이라기에 당연히 케인즈를 떠올렸는데, 케인즈를 배제하고도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니 신선하네요. 논리는 매우 설득력이 있는 듯 한데, 다음 편이 더욱 기대됩니다.
  • Orca 2013/09/22 21:26 #

    아 이 포스팅 후반부는 오히려 전통적인 케인즈의 방식으로 유동성 함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크루그먼의 논문에서 크루그먼은 IS-LM 같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방법으로 자신의 논지를 이어나가기 좀 꺼림직해서 아예 독자적으로 간단한 수리모델을 도입해서 유동성 함정을 설명했거든요...^^
  • 나츠메 2014/01/02 17:58 # 답글

    LM공식을 이용하여 쉽게 모델링 한 뒤 물가의 하방경직성을 전제로 디플레이션을 설명하는 크루그먼의 논변은 정말 친숙하면서도 깔끔합니다. 다만 통화학파가 과연 비신축적인 물가 상태에서의 유동성 함정을 인정할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경제주체의 미래인플레이션 예측에 대한 설명이 같을 지 궁금하네요.

    통화학파의 견해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 Orca 2014/01/02 18:54 #


    통화학파의 기본적인 사상은 모든 경기변동의 원인은 Monetary Shock 이니 유동성 함정에 대한 관심자체가 별로없습니다...ㅎㅎ. 요건 밀튼 프리드만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도 괜찮을 것 같네요.

    "In my reformulation I don’t have a liquidity trap, a liquidity trap is possible but that’s not a part of the analysis."

    추가적으로 통화학파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적응적 기대' 입니다. 과거 인플레이션의 가중치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결정되는 수식을 활용하죠.

    사실 케인지언 (요즘은 주로 새캐인즈 학파)과 다른 논지의 거시경제 이론이 궁금하시면 통화학파 보다는 루카스의 합리적 기대가설이나, 이를 통해 발전한 RBC (Real Business Cycle) 이론을 보시는 것도 재미있으실 듯 합니다...^^

    여기에서는 진짜 유동성 함정이 발붙일 곳 조차 없지요.ㅎㅎㅎ
  • 나츠메 2014/01/02 19:52 #

    통화학파적 견지에선 유동성 함정이 존재하기 어렵죠. 특히 합리적 기대가설에 의하면 적응적 기대가설과 달리 장기적 기대오차가 0에 수렴하므로 통화량 변동과 기대인플레이션이 동일하게 되어 이론상 통화당국이 통화변동을 발표(T)만 해도 실제 통화량 변동 시점(T2) 이전(T1)부터 물가가 변동된다는 이론의 기본사항을 모른다는 것이 아니라....

    그 이론을 대입해서 일본 경제에 대한 기대 인플레와 디플레이션을 어떻게 설명할 지가 궁금하단 것이 요지였습니다.

    답변에 감사드리고 추가적 답변 기대합니다.
  • Orca 2014/01/02 20:54 #

    글쎄요. 유동성함정과 명목 금리의 제로 하한을 배제하고 실증자료와 배치되지 않게 일본의 장기불황을 순수한 통화주의의 관점으로 설명하는 것은 전 무리네요.

    나중 그런 자료 찾으시면 나츠메님이 소개좀 해주세요^^
  • Orca 2014/01/03 11:36 #

    추가적으로 일본의 장기 불황에 대한 저의 인식은 아래의 논문과 거의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본문 중에 통화주의 학파에 대한 언급도 조금씩 나오기도 합니다.

    http://www.econ.ku.dk/okocg/VM/Artikler-VM/Krugman_1998_BrookingsEA.pdf

    한 번 보시기에 좋은 논문이기고 하구요, 이를 통해서 인테넷에서 보수라고 자처하는 분들 중 일부가 크루그먼 교수에 대해 가지고 있는 '국제무역 관련해서는 성과를 인정하나 그 이외 분야 - 예를 들어 최근 미국의 거시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선동꾼에 가깝다. ' 이런 오해도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합니다...^^

    이왕 소개해 드린거 아래 논문도 괜찮으니 추가로 링크 겁니다.

    http://www.princeton.edu/~pkrugman/debt_deleveraging_ge_pk.pdf
  • Orca 2014/01/03 11:46 #

    이왕 소개하는거 하나 만 링크 더 걸께요...^^

    작년 11월 연례 IMF 포럼에서의 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Larry Summers의 강연입니다.

    명목 금리가 제로 제약에 걸림 - 통화정책의 무력화, 현 상황에서 균형 이자율인 (-) 이자율의 달성이 어려움 등등을 명확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런 New Normal에 대한 인식을 Secular Stagnation이란 용어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는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앞으로 수년 - 어쩌면 그 이상 -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크루그먼이 거의 10년간 주장하던 Depressed Economy라는 인식이 이제 상당히 주류에도 퍼진것으로 보이는 중요한 장면인것 같기도 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KYpVzBbQIX0&feature=share
  • 나츠메 2014/01/03 21:17 #

    1. 글쎄, 제가 그런 논문을 찾고 검증할 실력이 되었으면 반도에서 기거하지 않고 미국에서 학위 과정을 밟고 있지 않겠어요?ㅋㅋㅋ


    2. 거시경제의 일부 이론과 경제철학 상의 이견이 있긴 하지만 늘 좋은 연구물을 제시해주시는 덕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링크해 주신 논문은 잘 보겠습니다만, 유투브 영상은 한글 자막도 영어 자막도 없어서 영어 능통자가 아닌 저에게는 좀 무리네요. ㅎㅎ 차라리 래리 서머스의 에세이를 링크시켜주셨으면 더 좋았지 않나 합니다.
  • Orca 2014/01/03 21:34 #

    래리 서머스의 강연 텍스트는 아래 링크 참조하시면 됩니다...^^

    http://www.fulcrumasset.com/files/summersstagnation.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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