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어지는 내용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연구 프로젝트의 많은 논문이 그러하듯이, 1990년대 초반부터 계속된 경제부진을 의미하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또는 「장기정체」의 원인은 실물적 또한 국내적인 요인에 있다는 의견이 유력하다. 구체적으로, 금융기관이 보유한 거액의 부실채권에 의한 금융기능의 저하, TFP(Total Factor Productivity, 총요소생산성) 상승률의 저하, 또는 기업의 가버넌스(governance) 불비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실질 GDP 추이를 바라 보면 장기정체로 불리우는 기간에, 매우 성격이 상이한 상황이 잇따라서 발생했던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들 전부를 동일하게 실물적 또한 국내적 요인으로 설명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된다.
여기에 대해서 화폐적 또한 국제적 요인으로 주의를 전환해보면, 수미일관(首尾一貫)으로 작용하고 있는 두 가지 요인을 발견해내는 것이 가능하다. 제1의 요인은 디플레이션의 지속이고, 제2의 요인은 예외적인 시기를 제외하고 엔고 경향이 지속 되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장기정체를 화폐적 또한 국제적인 요인으로 설명함이 적절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주의해야할 것은 실질환율과 교역조건에 관한 이해의 혼란이다. 전문가를 포함한 다수의 사람들이, 엔고를 교역조건의 개선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교역조건의 개선은 실질소득의 상승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양자가 동일한 것이라고 한다면, 엔고는 수출산업에 손실을 가져다 주지만, 내수산업은 이를 상회하는 이익을 거두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민경제 전체에는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교역조건이 주어진 소국에 있어서도 실질환율이 가변적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양자(엔고와 교역조건의 개선)를 동일시하는 것의 오류는 명확하다.
명시적으로 수출재, 수입재, 비무역재를 고려하고 그 위에, 실질환율과 교역조건의 관계를 명확히 하게 되면, 양자의 관계가 작을 경우에는 역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말해, 실질환율의 상승이 교역조건의 개선에 의해 뒤집혀지지 않는 경우에는, 국민경제 전체의 이익이 된다고 말할 수 없다.
실질환율과 관계가 강한 것은 주로 비무역재가격(주로 서비스, 임금)과 무역재가격의 상대가격이다. 비무역재가격에 경직성이 존재할 때, 명목환율이 변동하게 되면, 무역재가격과 비무역재가격의 상대가격도 변동하게된다. 이것이 균형점으로부터 떨어지게되면 국민경제가 커다란 영향을 받게된다는 것은 명확해보인다. 물론, 화폐가 단기적으로도 '중립성'을 가진다면 비교역재, 그 중에서도 특힘 임금율의 조정에 의해 상대가격은 조정되어 균형은 회복될 것이다.
그러나, 비무역재가격에 경직성이 존재하여 화폐가 단기적으로 중립적이 아니라면, 환율변동을 상쇄하는 금융정책이 발동하지 않는다면, 커다란 실물적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비무역재의 가격 경직성이 하방에 대해 현저하다면 그 비용은 매우 커다란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일본의 장기정체는 확실히 이렇게 상대가격 조정의 비용이 나타난 것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Ⅱ. 장기정체기의 관찰
1. 3개의 국면
1990년의 주가 폭락부터 시작된, 일본경제의 장기적 부진은, 시기에 따라 상이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그림 1.은 2000년 기준과 1995년 기준의 실질 GDP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정부의 공식 경기순환 일자를 고려하면 다음과 같이 3개의 국면으로 나누어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정체국면
제 1국면은 1991년 1-3월에 이른바 「버블경기」가 정점을 찍은 이후 6년간, 다시 말해 경기후퇴가 시작된 1991년 4-6월 부터 다음 정점을 맞이한 1997년 1-3월 까지의 기간이다. 이 기간은 90년대 초반의 주가폭락, 지가의 하락이 계속된 형태로 자산가격의 전반적인 하락이 일어나, 그 후 급속도로 경기후퇴가 진행된 1993년 10-12월 까지의 전반기와 회복이 발생한 후반기로 구분할 수 있다.
확실히 주가와 지가의 급격한 하락이 일어나, 일부에서는 쇼와공황 및 대공황과의 유사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존재했지만, 사회전체를 보면 일본경제의 장래에 대한 극단적인 비관론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물론 버블기에 과도하게 상승했던 자산가격의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해가 일반적인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경기악화도 자산가격 정상화의 대가라는 의견이 유력했다.
위기국면
96년에는 OECD 여러 나라들이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여, 어느새 정체국면은 완전히 종료되었다고 생각한 정부는, 장기적인 성장력 강화 등을 의도한 재정구조 개혁을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96년의 높았던 성장률은 97년 4월, 소비세율 인상이 결정되면서 생긴 수요의 소비세율 인상 전 일시적인 확대 효과가 컸었다고 생각된다. 사실, 소비세율 인상이 실시된 직후부터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수요의 반동이 명백하게 관찰되었다. 뒤이어 동년 여름에는 통화위기에 의한 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극적인 경기후퇴가 시작되었다. 그 결과 주가는 급락했고, 이전에 크게 훼손되었던 은행의 대차대조표(balance sheet) 악화가 가속되어, 금융시장에서 리스크 회피행동이 급속히 강화되었다.
그리하여 준대형 증권회사였던 산요(三洋) 증권이 파산했다. 콜 시장이라는 특수한 시장에서 기업 파산을 상정하지 않은 법의 불비로 인해 산요(三洋) 증권에 대하여 일반 사업회사를 위해 고려되었던 회사갱생법이 적용되었다. 그리하여 후일에 정산되었다고는 해도, 그 시점에서는 콜 시장의 디폴트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래서 단기 금융시장의 기능은 정지되고 말았던 것이다.
지점에 쇄도한 예금자에게 지급할 현금의 부족에 의해 예금 인출이 불가능해지는 고전적인 대규모 뱅크런(bank run)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정체국면을 겨우 살아남아 대차대조표가 극도로 취약해진 다수의 금융기관이 콜 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형태로 뱅크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연쇄적으로 금융기관이 파산한다는 의미로의 금융공황이 시작되어, 기업과 소비자의 리스크 회피행동을 격화시켜, 생산물 수요가 급감하고 실질 GDP는 대폭 감소하고 말았다. 그후 1년 10개월 (1999년 2월 - 2000년 11월) 이라는 단기간의 IT 붐 이라고 불리우는 경기회복기가 존재했지만, 결국 2002년까지 일본 경제는 위기 상황을 탈출할 수 없었다. 평균 실질 GDP 성장은 거의 제로(0)이었기 때문에, 이 기간을 「위기국면」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된다.
회복국면
제3의 국면은 IT 붐 이후의 경기후퇴(IT 버블 붕괴에 의한 경기후퇴)가 종료된 2002년 1-3월 부터 2007년 10-12월 까지의 기간이다. 그 시기의 평균 성장률은 2%를 초과했고, 90년대 들어 처음으로 지속적인 실업률의 하락이 발생한 점이 이전의 시기와 크게 달랐다. 물론 비정규고용 문제에서 볼 수 있듯이, 고용의 내용 또는 질과 관련된 여러가지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취업자 수가 증가하여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 위에 주가도 2003년 바닥에서 2007년 정점까지 2.5배 정도 상승했다. 지가도 소폭이나마 대도시에서는 상승으로 전환했다. 이러한 의미로 이 국면을 「회복국면」 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당하다.
그림 2. 실업률의 추이
이상 살펴보았듯이, 왕왕 「일본의 장기정체」 또는 「잃어버린 10년」 이라고 말하는 것이 보통이고, 본연구 프로젝트의 약칭으로도 그러한 명칭이 사용되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성격이 다른 몇 개의 국면이 연속해서 발생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의 요약은 그림 3.으로 정리 가능하다.
그림 3. 장기정체의 3국면
2. 디플레이션의 지속
이 전기간에 공통적인 현상도 또한 관측 가능하다. 그림 4.의 그래프는 총무성 통계국이 공표한, 「식품(주류 제외) 및 에너지를 제외한 종합 소비자 물가지수 전년 동월비(전국)」의 추이이다. 한 눈에 명확히 볼 수 있듯이, 93년을 경계로 일본의 인플레이션율은 1% 이내로, 소비세의 증세가 실시된 97년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일관되게 그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98년에 마이너스로 전환되어, 2008년 초까지 2개월 이상 플러스로 반전된 월이 존재하지 않는다. 소비세 증세와 같은 일시적 물가변동 효과를 제거하기 위해, IMF의 제창에 따라 2년 이상의 기간에 달하도록 소비자 물가가 하락을 계속하는 사태를 디플레이션 이라고 부르는 것이 국제적으로 표준이 되었다. 이 정의를 따른다면 일본 경제는 98년 이후 일관되게 디플레이션 상태이며, 최근 간신히 플러스로 반전된 것도, 2009년 3월에는 장래에 머지않아 디플레이션으로의 회귀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림 4. 코어 소비자물가 전년비 상승률
한 단어로 「장기침체」라고 불리우는 일본의 경제적 위기 또는 부진의 상황은, 실물적(여기서는 실질 GDP)으로 보면 몇 개의 상이한 국면으로 구분되지만, 화폐적(여기서는 코어 인플레이션율)로 보면 동일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GDP 디플레이터로 보면 더욱 현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5.는 95년 기준(고정기준년)과 2000년 기준(연쇄지수)의 GDP 디플레이터 전년비 변화율을 보여준다. GDP 디플레이터에는 파셰(Paasche) 방식으로 인한 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론적인 물가지수보다 인플레이션율을 과소 평가(디플레이션율을 과대 평가) 하지만, 디플레이션의 진행 그 자체는 부정할 수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이 그림으로부터, 디플레이션의 시작은 코어 CPI 기준으로 98년 이전 5년을 거슬러올라간, 93년 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5. GDP 디플레이터 전년비 상승률
3. 엔고의 지속
디플레이션과 동일하게, 화폐적 현상인 환율 추이를 살펴보도록 하자. 그림 6.은 일본은행이 공표한 명목 실효환율 지수, 실질 실효환율 지수 및 엔-달러 환율을 플라자 합의 직전인 1985년 9월을 100으로 지수화(높은 수치는 엔고를 의미)한 것의 추이이다. 명목환율은 엔-달러로 보아도 명목 실효환율로 보아도, 85년 9월과 비교하면 두 배 전후의 추이이다. 이에 비해, 일본 및 무역 상대국의 소비자 물가로 실질화한 실질 실효환율은 비교적 적게 변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87년 부터 2005년경 까지의 기간을 보면, 최저도 120정도, 최고는 150 이상 수준의 추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고수준의 실질환율이 지속된다고 해도, 그 국가의 경기가 강하고, 이에 정합하는 실질이자율과 자본수익률이 타국보다 높다면 특별한 문제는 없다. 그러나, 일본 경제의 상황을 전체적으로 보면, 적어도 2002년 까지는 실업률이 일관되게 상승경향이 있어, 그러한 설명이 곤란하다는 것이 명확하다.
그림 6. 엔 대 달러, 명목 실효환율, 실질 실효환율
4. 관찰결과의 해석
전통적인 거시경제학의 용어법을 따르면, 화폐적 현상은 「단기적」인 것이고, 실물적 현상은 「장기적」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관찰에 의하면, 과거 20년 가까운 일본 경제의 데이터는 이러한 「상식」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질 GDP라는 실물변수는 급격하게 변동하며 성격이 다른 3개의 국면을 보여주었다. 이에 대해서, 화폐적 현상인 소비자 물가상승률 또는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 그리고 명목 및 실질환율은, 쭉 일관되게 엔화의 명목가치 상승 또는 고수준의 지속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말해, 「장기정체」가 「물리적인 의미로 장기간」 이라는 것의 근거로서 「실물적 현상」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관찰된 사실에는 반드시 정합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장기정체」는, 가령 물리적인 의미로 장기로 관측된 것이라고 한다고 해도, 오히려 화폐적 문제라고 생각하는 쪽이 솔직한 해석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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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셨나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는 디플레이션과 유동성 함정의 성격에 대한 내용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岡田靖, 浜田宏一 (2009), "バブルデフレ期の日本の金融政策", 内閣府 経済社会総合研究所
[참고문헌]
岡田靖, 浜田宏一 (2009), "バブルデフレ期の日本の金融政策", 内閣府 経済社会総合研究所
덧글
정확한 리퍼런스 제시가 늘 지식 생태계를 풍성하게 합니다. 자료 소개 및 리퍼런스에 도움 받았습니다.
좋은 자료들이 많이 있죠.
쭉 보다보면 우리들 인식과는 달리 아베노믹스 등등이 상당한 과거부터 축적된 실증분석과 장기 마스터 플랜 아래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깊은 지식은 없지만.. 공감가는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