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제 블로그에 가끔씩 찾아주셔서 질문을 남겨주시는 팬져곰 님에 대한 답변(?)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날짜가 거의 한달이나 지나서 이렇게 쓰게된건 좀 죄송하군요...^^;;
게다가 쭉 쓰려다 보니 시간적 제한도 있고해서 좀 몇 번 나누어서 써야할 것 같습니다
에니웨이 소련 중전차와 자주포 - 그 중에서도 대구경 야포를 장비한 녀석들 - 의 관계를 중심으로, 간단하게 수박 겉핱기 식으로나마 한 번 살펴보도록 합시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어지는 내용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1차 세계대전 후 중(重)전차와 자주포의 개발
일차 세계대전이 종결되자, 각 열강들은 전차라는 신무기를 어떻게 사용할까를 두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공격의 선두에 서서 보병을 지원하며, 적 전선에 구멍을 뚫을 돌파용의 중(重)전차입니다. 이 중전차는 돌파 과정에서 자기 전방 뿐만 아니라 사방의 적들을 제압하며 진격해야 한다고 생각되어, 각 열강들은 다포탑 전차를 개발하기에 이릅니다.
이들은 당연히 다수의 포탑을 탑재하기 위해서 크기도 대형화 되었고, 이른바 육상전함 이라고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전간기(戰間期) 다포탑 중전차의 대표격으로는 프랑스의 샤르 2C, 영국의 인디펜던트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소련의 붉은 군대도 이러한 기조를 충실히 따라가서 T-35라는 다포탑 중전차를 개발하여 양산하는데 성공합니다.

[ 프랑스의 샤르(Char) 2C 전차 ]
[ 영국의 인디펜던트(Independent) 전차 ]
[ 소련의 T-35 전차 ]


한편 전투시 보병을 따라다니며 적의 강력한 화점을 직접 사격으로 분쇄할 수 있는 자주포에 대해서도 비교적 초기부터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물론 초기형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단순히 트랙터에 야포를 올린 수준이었습니다.

[ SU-2, Kommunar 트랙터에 M1902 76mm 야포 탑재 ]
하지만 슬슬 소련에서 기동전 교리인 종심전투, 그리고 종심작전에 대한 이론이 정립되기 시작하면서 기동군과 같이 행동하며 적의 저항 거점을 분쇄할 수 있는 지원용 자주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자, 전차와 동일한 기동성을 가지면서 행동할 수 있도록 기갑차량의 차대에 포를 탑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실로 자주포의 르네상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차대에 다양한 화포를 올린 시제 차량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이들은 종심작전에서 주로 NPP(Neposredstvennoi Podderzhki Pekhoty, 보병 지원 전차)와 DPP(Dal'nei Podderzhki Pekhoty, 장거리 보병 지원 전차)를 지원하며 적의 야전 축성진지를 제압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그들을 다 일일이 다 올리기에는 지면이 허용되지 않으니, 그 중 당시 소련 기갑 부대의 군마라 할 수 있는 T-26의 차대를 활용한 자주포들만을 살펴봐도 꽤 재미있는 물건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후일 독일에서 나올, 돌격포, 대전차 자주포, 대구경 보병 자주포의 모습을 이미 30년대 초 중반에 갖추고 있었습니다.

[ AT-1, T-26 차대를 활용 고정식 전투실에 FS-3 76mm 전차포 장비 ]

[ SU-6, T-26 차대를 활용 개방형 전투실에 76mm 대공포 장비 ]
[ SU-5-3, T-26 차대를 활용 개방형 전투실에 152mm 구포(臼砲) 장비 ]



한편 기동군과 같이 활동하기에는 기존의 견인식 대구경 야포는 부적합 하다는 것이 역시 인식되고 있었기 때문에, 152mm 및 203mm 구경의 야포를 탑재한 자주포도 개발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들을 탑재하기 위해서는 차대 역시 대형이어야 하기 때문에 T-35 중전차를 이용한 자주포가 개발되었는데 이것이 SU-14 입니다.

[ SU-14, 152mm 야포 탑재형 ]
[ SU-14, 203mm 야포 탑재형 ]
[ SU-14, 1934년 사격 시험 직전의 모습 ]
[ SU-14, 1936년 사격 시험중 ]
[ SU-14, 1934년 기동 시험중 ]




꽤 인상적인 모습의 이 자주포는 그러나, 구조상의 결함으로 인하여 사격실험시 발사속도가 5~6분에 1발에 불과하는 등 결과가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고, 보완책 마련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 더욱 야심적인 프로젝트로 305mm 곡사포 내지는 400mm 구포(臼砲)를 장비할 SU-7이 기획되었으나, 이 차량은 무게만 107톤이 나갔고 소련도 이런 비상식적인 물건은 실전에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곧 개발을 중단시킵니다.

[ SU-7, 꽤 대책없는 프로젝트...-_-'' ]
비록 일부 밖에 옮기지 못했지만, 상당히 다양한 형태의 자주포가 전간기에 개발중이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이들은 시험개발 단계에서 그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향후 소련 기갑차량의 개발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 다음에는 소련과 핀란드와의 '겨울전쟁'에서 얻은 붉은 군대의 경험이 소련 중전차와 자주포의 개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참조자료]
Steven J Zaloga & Jim Kinnear, KV-1 & 2 Heavy Tanks 1939-45, Osprey, 3page
С. РОМАДИН, г. Краматорск , ПРЕДВОЕННЫЕ САМОХОДКИ
덧글
아직 단순히 야포만 얹은 물건이군요
겨울전쟁과 대조국전쟁의 영향으로 디자인이 얼마나 바뀔지 기대가 갑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시간되시면 참조자료 아래 링크해놓은 러시아 사이트 들어가셔서 구글 번역기로 돌리면 꽤 많은 내용이 있습니다...물론 취미생활은 적당히...^^
...Orca님이 이 베일에 감춰진 녀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실거라 믿겠습니다(이거 은근히 압박인가요?ㅎ)
또, ISU-122와 IS-2간의 비슷한 역할에 따른 생존경쟁(?)도 너무 기대가 됩니다ㅎ
혹시 궁금하시면 러시아어 위키에 내용이 있습니다.
= > http://ru.wikipedia.org/wiki/%D0%98%D0%A1%D0%A3-130
그리고 ISU-122와 IS-2는 역활이 겹치는 부분도 있겠지만 틀리죠...
신보군 횽아도 ISU-152/122는 지원용이라고 말씀을 하셨으니...^^
혼성 편성되면 IS-2는 공격의 선단에 서고 ISU-152는 그 직후방에서 돌입을 지원합니다.
그리고 ISU-122는 무장 수급상의 문제로 수량이 부족했던 152mm ML-20 대신 122mm A-19를 올리기로 결정된 물건이어서요...
소련이 원했던 지원용 자주포의 포는 152mm 였다는게 더 맞을거고, 그런 관점에서 보시면 중전차와
이런 자주포의 임무영역이 틀리다는걸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ISU-152가 있는데 ISU-122가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보다도 ISU-152의 평사거리와 조준거리가 짧기 때문에 포탄의 파괴력을 희생해서라도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덕국제 큰고양이의 먹이가 될 뿐이지요.
스딸린이 조까!라면서 나가리 먹인거 아니었나효
맞다, Orca님의 말씀을 종합하자면 IS-2는 충격군용이고, ISU-122는 기동군용이었다 볼수있나요?ㅎ
IS-2는 독립된 중(重)전차 연대에 소속되어있고, ISU-122/152는 독립된 중(重) 자주포 연대에 소속되 있다는게 더 올바른 표현일 겁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자주포가 기동군과 보조를 맞추어 화력을 제공한다는 개념 하에 자주포 개발을 시작한 것은 당시의 러시아뿐인지 궁금하네요 =_=;;
그래도 꼭 자주포에 한정짓지 않는다면 독일의 경우 기동전의 핵심인 기갑부대에서 적의 화점을 격파하는 역할은 바로 4호 전차의 임무였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