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04 17:32

Fort George, 근대 요새는 어떻게 생겼을까? Castles

요즘 들어 제 취미인 군사사 관련 포스팅에서 소련의 '종심작전'만 연속해서 올라간 것 같네요.
머 모든게 그렇지만 한 쪽만 계속하면 너무 지겹지 않겠습니까? (머 제대로 아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서 이번에는 스코틀랜드에서도 북단의 도시 인버네스(Inverness) 근처에 있는 18세기의 요새, Fort George에 다녀왔을 때의 내용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어지는 내용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 Fort George로 가는 길


머 겨울철에 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인버네스(Inverness)는 꽤 한적한 곳이었습니다.




시내 중심으로 강도 흐르고 꽤 평화로운 풍경이죠? 일단 여기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헐~ 그런데 분명히 눈이 온 적이 없는데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있네요. 제 생각에는 바다 쪽에서 온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차가운 지면과 부딪히면서 생긴 서리가 이렇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하옇든 덕분에 가는 길이 운치도 있고 좋았습니다.


하얀 풀밭과 양도 제법 잘 어울리네요...ㅎㅎㅎ



하옇든 이런 설경아닌 설경을 지나서.....


드디어 목적지인 Fort George 앞에 도착했습니다. 아니 그런데 요새가 머 이리 벽도 낮고 그렇습니까? 그냥 뛰어 넘으면 되겠네요...ㅋㅋㅋ
 
그래서 앞으로 가보니.....


헐~ 알고 보니 이렇네요. 사실 성이든 요새든 실제로 가보면 전체 구조를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시 출입구 쪽으로 가서 전체 지도를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아하~ 그러니 저는 붉은 동그라미 쳐진 부분에 있고 Fort George는 이렇게 생겼군요. 기하학적인 구조와 뾰족한 다각형 모양으로 뻗어나온 선단부, 그리고 넓고 깊은 해자 뒤에 땅속에 파 뭏힌 듯한 요새의 벽 등등...

자 그렇다면 Fort George는 왜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는 걸까요?


□  근대 요새의 탄생과 기본 구조

Fort George는 1748년에 설계 및 기초공사가 시작되어 21년 후인 1769년에 완성된 요새입니다. 이 당시 성이나 요새 등의 방어시설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중세 시절 부터 급격히 발달하기 시작한 화약무기, 그 중에서도 대포 였습니다.

아직 효과적인 유탄(shell)은 없었다고 해도, 기존의 성벽은 포격에 노출되면 일단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 였습니다. 그러니 요새는 자연스럽게 공성군의 포격을 효과적으로 무력화시킬 수단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해자뒤에 위용을 자랑하며 높게 치솟아있었던 성벽은 더욱 넓고 깊어진 해자뒤로 마치 지하에 묻히듯이 숨어버립니다. 그리고 해자 앞에는 경사면(glacis)를 마련하여 적의 포격이 요새의 방벽에 직격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머 대충 이런식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해자 외곽의 경사면(glacis)외에도 추가적인 보강이 필요한 부분은 별도의 방벽(counter guard)를 만들어서 보완을 했습니다.

즉, 이런 방식으로 보시면 되죠...^^


그리고 요새로 측면하는 적들에게는 어디서든지 십자 포화를 퍼부을 수 있도록 기본적인 구조는 기하학적 대칭형태이며 옛날 성의 치성 역할을 하게 될 돌출부가 일정 간격을 두고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빈틈없는 사선(射線)을 계획할 수 있는거죠...


자 그런데 어떤 분들은 그렇다면 요새의 저 다각형으로 튀어나온 선단부는 측면에서 원호사격을 받을 수 없으니 가장 취약한 부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이게 바로 근대 요새들이 뾰족뾰족 튀어나온 다각형의 집합, 즉 별모양의 요새(Star fort) 처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위 그림에서 보시듯이 예전 성의 타워처럼 둥그렇거나(혹은 사각형) 구조물 이었다면 그 선단부로 접근한 공성군은 방어군 사격의 사각지대에 안전하게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근대 요새처럼 이 부분을 뾰족하게 해서 요새 양 측면의 사선(射線) 각도와 일치하게 하면 선단부로 접근한 공격군도 양 쪽의 십자포화에 노출되어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 그럼 간단하게나마 근대 요새의 기본 구조를 살펴 보았으니 다시 Fort George를 구경해 볼까요?


□ Fort George에 어서오세요~


다시 가본 Fort George의 깊고 넓은 해자입니다. 머 엉성한 사다리 정도로는 도저히 접근 불가내요. 저 하얀색으로 보이는 것이 요새의 입구로 갈 수 있는 다리입니다.


요새 밖의 공성군을 제압할 수 있는 대포...위압적인 구도군요...ㅎㅎㅎ


그리고 이것이 곳곳에 추가적으로 설치되어 이미 포격에 대비해 반 지하로 숨어간 낮은 실루엣과 외곽에 설치된 경사면으로 부터 보호받는 요새의 벽을 또 다시 공성군의 포격으로 부터 보호해주는 추가적인 구조물 입니다.

이렇게 약간 옆에서 보면 요새의 벽을 효과적으로 가리면서 요새의 사격은 방해하지 않는 구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수비측에게는 포격을 받게되도 상당한 시간을 벌어주었겠죠.

그런데 이런 구조물이 있으면 혹시 여기 뒤쪽에 붙으면 수비군의 포화로 부터 안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실 분도 계실것이지만...


보시다시피 여기 붙어봤자 기본적으로 양 측면이 노출되게 되있습니다. 이것 뿐만이 아니라 정면에서도.....


이 구조물의 상부 각도가 이미 요새 포대의 사선과 일치하게 되있기 때문에 접근하는거 자체가 자살행위 입니다...ㅎㅎㅎ

추가적으로 요새 등 방어 구조물의 상부가 경사져있고, 돌이 아닌 토사위에 풀을 덮은 구조로 되있는 것은 이렇게 하는게 적 포탄의 충격력을 흡수하고 운 좋으면 도탄 시키는데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슬슬 안쪽으로 들어가 볼까요?

아까 사진에 나왔던 하얀 다리를 건너서 요새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그런데 저기 해자안쪽에 계단이 보이네요.

사실 이 넓은 해자는 적의 접근을 거부하는 방어시설인 동시에 유사시에는 방어군이 공성군의 포격에 노출되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통로의 역할도 했습니다. 즉 해자를 통해 안전하고 신속하게 이동해서 저런 계단으로 올라가 공성군을 역습하거나, 공격에 집중되어 취약해진 부분을 보강할 수 있는 적극적인 방어가 가능한 것도 근대 요새의 특색이기도 합니다.


요새 안쪽으로 들어가면 여기저기에 당시 병영생활을 소개하는 전시물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머 이런 브라운 베스 머스켓이야 군사 박물관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거긴 하지만 이렇게 분해해 놓으니 또 새롭군요...


부싯돌 점화 방식이니 아무래도 격발 불량도 있을 수 밖에 없었겠죠...ㅎㅎㅎ


그래도 이건 건진것 같네요. 당시의 탄창(?), 탄환 주머니 입니다. 이런식으로 종이에 싼 카트릿지를 안에 동그란 구멍을 뚧어놓은 아마도 목제 케이스에 넣고 이걸 다시 가죽 가방에 넣어서 휴대한걸로 보입니다.

연병장 한 켠에 있었던 구포...

이건 바다를 향하고 있는 해안포대 입니다.

날씨가 좋으면 돌고래도 볼 수 있다는데 이건 머 거의 한치 앞도 보기 힘드네요...그래도 북해의 기상이 안좋다는걸 체험했으니 그걸로 일단 만족...

포대 뒤쪽도 제법 넓직합니다. 일부 건물들은 두꺼운 요새 방벽뒤에 숨어있는 구조로군요...

해안 포대를 다시 한 번......이건 전장식 라이플 포 같네요...

이제 요새 안 건물을 한 번 살펴보고....


다리를 건너서 나왔습니다.....안녕~ Fort George~~~


잘 보셨나요? 비록 영화에서도 드물게 나오는 편인 근대 요새지만, 중세의 로맨틱한 성과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다른 분 들도 기회가 되시면 한 번 들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추가자료 : 텔 엘 케비르 전투 (Battle of Tel-El-Kebir) 리인액트

이건 요새안에 있던 한 상영관에서 틀어 준 영상입니다. 이집트에서 1882년 벌어진 텔 엘 케비르 전투를 이 곳 Fort George에서 리인엑트한 것을 촬영한 것 같은데, 아마 스코틀랜드 병사들이 참여한 것이라 대대적으로 한 번 이벤트를 했나 봅니다.

상, 하 두개로 나누어 놨구요...저는 후장식 헨리-마르티니 라이플을 사용하면서도 대열을 지어서 사격하는 모습과, 해군에서 지원받은 개틀링 기관총을 운영하는 방식(당시에는 포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용)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럼 이 영상과 함께 이번 글은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덧글

  • 뚱띠이 2010/04/04 18:58 # 답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저런 곳에 한번 가보고 싶네요....


    덧. 전에 중세 영국성에 관해 자료를 올려 주신 것 같았는데 지우셨나요? 한참을 찾아봤는데도 보이지 않아서 여쭙니다.
  • Orca 2010/04/04 21:24 #

    잘 보셨다니 감사합니다...^^

    전의 영국성 관련 포스팅은 사진을 이글루에 올린게 아니라 다른 곳에 업로드 한 걸 링크시킨건데, 카테고리 정리하다가 꼬였는지 사진이 안뜨더군요...-_-;;

    나중에 성 관련 이야기도 하면서 정비되면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ㄳ
  • 미스트 2010/04/05 07:09 # 답글

    축성술의 발달이란 참 대단하죠... ....
  • Orca 2010/04/05 21:35 #

    예...생사가 걸린 일이니 말이죠...^^
  • 로미 2010/04/05 07:15 # 답글

    좋은 글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 Orca 2010/04/05 21:36 #

    잘 보셨다니 감사합니다...ㄳ
  • 愚公 2010/04/05 10:29 # 답글

    저때 탄약통과 카트리지가 저렇게 생긴 것이었군요.
  • Orca 2010/04/05 21:37 #

    이전의 12사도 같은건 겉에 두르는 물건이라 그런지 볼 기회가 많은데,

    저건 은근히 보기가 힘들더군요...하나 건진것 같기도 합니다...ㅎㅎㅎ
  • jindam 2010/04/12 23:23 # 삭제 답글

    오.. 을씨년스럽지만, 아름답기도 하네요.
    그런데 관광객이 한명도 없었나요?
    넓은 성에서 성주가 된 기분이셨겠다능~~

    뒤는게 찾아온 봄날 잘 누리고 계신가요? ^__^
  • Orca 2010/04/16 21:12 #

    드디어 꽃도 피고...날씨도 풀린 것 같더구만...낼 수원 화성이나 함 들러볼가 생각 중...^^
  • 만슈타인 2010/09/06 07:41 # 답글

    요새가 상당히 멀쩡한 거 보니 공성전이 벌어지진 않은 듯 하군요??!!! (응?)

    연혁이 약간 궁금합니다
  • Orca 2010/09/11 21:14 #

    저도 자세히 찾아보지는 못했는데 실전 경험은 없는 요새같습니다...^^
  • 월광토끼 2012/08/08 10:36 # 답글

    직접 가 보셨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구 Queen's Own Highlanders (Seaforth and Camerons) 연대의 연대사 박물관이 저곳에 있다고 들었는데 위 박물관이 그거인지 궁금하군요.

    현재 Royal Highland 연대 제 3대대 '블랙 와치'의 주둔기지이기도 하지요. 위 텔-엘-케비르 전투도 블랙 와치 (구 42 보병 연대)가 선전한 전투고 말입니다.
  • Orca 2012/08/08 12:53 #

    연대사 박물관은 겨울에는 휴관인지 문을 닫았습니다...사실 거기에 노획한 일본군 총검 컬렉션이 있다고 해서 기대하고 갔었는데 볼 수 가 없었지요...^^;;

    추가로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별성 2016/09/21 15:11 # 삭제 답글

    지금 이 별모양 성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궁금하여 알아보고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국에는 별로 내용이 없네요. ㅠㅠ
    이 성 모양이 공성하는 쪽을 위해서 생겨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본 블로글을 보고 쉽게 이해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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