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08 20:54

환상의 Mach 3 요격기, XF-103 Military History

curlyapple님의 SR71의 엔진 구조 에 트랙백.

위 글에도 나와있지만 SR-71은 마하 3의 고속 비행을 달성하기 위하여 air Turbo Ramjet 형식의 엔진을 달고 있는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을 보니 비록 실험기로 실물대 목업(Mock-up) 단계에서 끝난 기체이지만 XF-103이 생각났는데요.
아래 사진과 같은 기체입니다.


자, 그럼 여기에는 트랙백된 글과 관련된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있을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이어지는 내용을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냉전이 본격화되던 시절, 무기와 관련된 여러가지 시도는 한창 그 절정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의 기술수준을 놓고 생각을 해보니 모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천후 전투기는 당분간 실현 불가능 한 것이며, 각 임무영역에 맞는 특수한 기체를 설계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는 사상이 대세를 타게 됩니다.

여기에다 당시 미 공군의 내부 조직체계도 XF-103 이라는 특수한 임무를 담당하게 될 기체의 개발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즉, 방공 사령부 (Air Defence Command)와 전술 공군 사령부 (Tactical Air Command)로 양분된 조직은 각각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별도의 기체를 원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1949년 부터 WS-201A 프로젝트로 명명된 어떤 기상조건에서도 작전이 가능하고 미사일 위주의 무장을 갖춘 고속 요격기 개발 계획에 따라 리퍼블릭, 노스 아메리카, 콘베어, 더글러스, 록히드 등이 각각의 설계안을 제출하게 되는데 이 중 리퍼블릭이 제출한 3개의 개발안 중 하나가 XF-103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 뉴욕을 향해 고도 40,000 피트에서 마하 1.34로 접근하는 가상의 적기를 요격하는 XF-103의 전형적인 임무, 이륙후 전속력으로 접근한 후 180도 선회하여 적 폭격기의 후방으로 접근한 후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 ]


여담으로 록히드는 이후 주간 전투기 개발로 선회하여 F-104 스타파이터가 탄생하고, 콘베어는 독일의 알렉산더 리피쉬 박사가 연구했던 델타익이 초음속 영역대에서 적합한 익형이라고 판단하여 F-102 델타 대거를 세상에 내놓게 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1951년에 고도 80,000 피트에서 마하 4 까지도 작전할 수 있는 기체를 설계하려니 여러가지 기술적 난제에 부딪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엔진이었습니다.

마하 3 라는 영역에서는 압축기와 터빈은 화씨 1,500도 라는 고열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으며, 이는 당시의 재료 공학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XF-103의 설계진들은 멋진 아이디어를 내놓게 됩니다.

[ XF-103의 내부 구조 일러스트레이션,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

위의 그림을 보면, 이 기체의 엔진은 터보젯 엔진과 뒤의 연소실(애프터 버너)가 마치 독립적인 유닛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작동합니다. 마하 2.25 까지는 터보젯 엔진과 애프터 버너로 작동을 하지만 그 이상의 속도에서 터보젯 엔진은 작동을 중단하며, 가변 공기 흡입구를 통해서 에어 인테이크에서 유입된 공기는 바로 연소실로 직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분사된 연로를 맹렬하게 태우면서 램 젯 엔진으로 변신하게 되는거죠.


한편 마하 3라는 속도로 상정된 기체이다보니 조종석에도 여러가지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습니다. 그 첫번째는 아마 비행시 공기저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잠망경을 통해서 전방시야를 확보하려고 한 점입니다.

XF-103의 초기 시안은 위와같이 일반적인 캐노피를 가지고있고, 사실 주 설계자도 이것을 더 선호했지만.....

미 공군이 원한것은 위처럼 양 측면에 큰 창을 내서 양호한 측면시계와 일부 전방시계를 확보하고, 정정면 시계는 페리스코프를 통해서 전달된 영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말해서 머 이런 개념이었죠...^^


위의 사진은 두가지 방식의 차이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페리스코프를 사용하려는 쪽이 기수의 직경도 약간 더 큽니다.


두번째는 마하3로 작전하는 기체에서 안전하게 탈출하기 위해서 탈출 캡슐 방식이 고려된 점입니다.

평상시는 위와같이 되있다가 탈출하려하면 밑으로 부터 슬라이딩되어 밀폐가 이루어진 다음에 기체 하방으로 사출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이륙시나, 저공비행시에는 별 도움이 안되는 단점도 있습니다.

탑승시에는 파일럿은 먼저 지상에서 저 캡슐에 착석하고, 그 다음에 레일을 통해서 캡슐채 위로 끌어올려지게 됩니다.


또한 마하 3로 작전을 하려보니 기체의 대부분을 티타늄 합급으로 제작하려고 계획한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군요. 재미있는 것은 후일 소련의 미그 25 처럼 강철제 기체도 고려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무장을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죠? 미사일 만능주의의 낭만이 번지던 시절이니 만큼 주 무장은 6기의 MX-904 팰콘 공대공 미사일을 내부 무장창에 장착하고, 추가로 36발의 2.75인치 로켓탄을 장착하고자 계획했습니다.

[ XF-103의 무장개념을 보여주는 사진 ]

 [ MX-904 팰콘 공대공 미사일(후일 GAR-1/GAR-3)의 다양한 모델들, 왠지 특찰물 느낌도 나는 것 같습니다. 유도방식은 반능동 레이더 유도와 적외선 유도 방식이 각각 존재하며 탄두도 재래식 탄두부터 핵탄두 까지 장착 가능합니다. ]


에니웨이 처음에도 말씀 드렸지만 XF-103은 실물대 목업 이상으로 발전되지는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957년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취소될 때 까지 9년간 당시 기준으로 1억 달러가 소모 되었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여기에 쓰인 비용은 전적으로 헛된 것 만은 아니었습니다. 마하 3 이라는 영역에서 지속 비행가능한 엔진을 얻기 위해 Turbo Ramjet 이라는 구상도 나왔고, 이 당시 연구된 티타늄 함급의 가공기술은 후속 기체개발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듯이, 시험기체는 없어져도 기술을 남겼다고나 할까요?


[참조자료] 

Dennis R. Jenkins & Tony R. Landis, Valkyrie - North American's Mach 3 Superbomber, 42~52 p

덧글

  • 시쉐도우 2009/11/08 21:19 # 답글

    이런 기괴한 시제 기체도 있었군요. 껏해야 발키리 폭격기 정도나 알았는데.

    중간에 나오는 내부구조 일러스트레이션을 보니, 레이돔/조종석/무장탑재/연료/엔진 순서로 구획이 딱딱 나눠져 있는 것이 꼭 잠수함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합니다.

    잠망경을 달아서 그런 느낌이 드는 걸까요? ^^;;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이번만 아니라 매번 그렇지만요. ^^)
  • 피쉬 2009/11/09 00:20 #

    기괴한건 아니죠 지금 타고다니는 비행기의 시제품들이 대부분 X기체로 연구가 되었다니까..
  • Orca 2009/11/09 07:53 #

    발퀴리 폭격기야 머 지금봐도 아름다운 기체죠...^^

    머 매번 잘보신다니 제가 감사할 따름입니다...
  • 몽몽이 2009/11/08 21:58 # 답글

    이런데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매니아만의 낙이랄까 그렇죠.
    SR-71만 해도 한국에서 꽤 오래 활동했었는데,
    정작 공군은 기종도 모르고 블랙버드도 못 알아듣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 Orca 2009/11/09 07:55 #

    헐...설마 그럴리가요...블랙버드는 각종 잡지에서도 많이 보이는 기체인데...-_-;;
  • 피쉬 2009/11/09 00:19 # 답글

    게임 폴아웃의 세계관이 떠오릅니다
  • Orca 2009/11/09 07:55 #

    아...요즘은 게임을 잘 안해서 어떤 분위기인지 잘 모르겠네요...^^;;
  • 함부르거 2009/11/09 00:23 # 답글

    마치 SF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듯한 사진들이군요.
    저 시대에 SF가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게 이해가 갑니다.
  • Orca 2009/11/09 07:56 #

    지금와서 보면 묘한 미학 같은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 jindam 2009/11/10 02:27 # 삭제 답글

    문외한인 저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촥촥 달라붙는 글솜씨 라고 할까요...
    잘 모르지만 모양이 빈티지 스럽네요^^

    신종플루 조심하십쇼.
  • Orca 2009/11/10 18:17 #

    헐...빈티지 룩 요격기라 그 왠지 솔깃한데.....-_-;;
  • 뚱띠이 2009/11/10 23:57 # 답글

    앗! 저 탑승방식은!

    스타게이트의 데쓰 글라이더?

    저 당시 온갖 괴랄한 시험무기들을 보면 램터는 애교 같습니다....

    (그 강렬한 스펙이란....)
  • Orca 2009/11/16 07:51 #

    헐...스타 게이트는 몇 번 못봐서 저런 탑승방식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는군요...^^
  • Orca 2009/11/16 07:51 #

    에니웨이 50~60년대 시제기체들을 보면 참 재미있는것 같습니다...
  • 천하귀남 2009/12/13 22:09 # 답글

    핵과 소련의 공포가 횡횡하신 덕에 풍족한 예산을 누리던 시절의 물건이니...
    공학자들이야 이시절만큼 좋던때도 없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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