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3일
러시아의 신질서 구축(?) 혹은 츤데레
sonnet 님의 메드베데프 독트린 에 대한 트랙백 및 요즘 훈훈한 DC 기갑갤의 분위기에 편승하는 포스팅 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어지는 내용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러시아는 그루지야 침공을 통해서 자신의 영향권이 침범 당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을 천명했습니다. 또한 이는 러시아 주위의 국가들 - 특히 우크라이나 - 에게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는 서방과의 군사협력을 포기하라는 강력한 신호이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주변국을 자신의 영향권 안에 편입시킴으로서 모스크바를 포위하려는 전략은 중지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편 서방국가들도 자신들의 코소보에 대한 정책을 감안한다면 러시아의 남 오세티아에 대한 반응과 그루지야로의 침공을 비난할 만한 근거가 빈약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군사적 예비 전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 우방이었던 그루지야를 군사적으로 도와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러시아가 자신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다음 목표로 움직이면서 서방국가들의 갈등을 심화시켜 과거처럼 신 냉전시대를 초래하거나 러시아가 진심으로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려고 의도하는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자, 그럼 그 이유에 대해서 살펴볼까요?
첫째, 과거 냉전시대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이데올로기가 결핍되어 있습니다. 러시아의 목표는 자신의 안보를 강화하는 것이지 공산주의의 기치아래 세계를 정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두번째로, 러시아의 서방 세계와의 대립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은 과거 상대적으로 서방 시장경제와 분리되어 있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기 때문입니다. 즉, 오늘날 러시아의 파워는 Global 경제로의 성공적인 참여 여부에 의해서 규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세상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돈'이란 것은 오늘날의 러시아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러시아를 아직 완벽한 법치주의 국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만, 적어도 그들의 정치 지도자들은 선거에의해서 당선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대게 에너지 재벌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거나 혹은 그 자체로서 그들에게 '돈'이란 파워와 정통성을 손에 쥘수 있게하는 핵심요소입니다. 그런데 이 '돈' 혹은 경제문제에서 러시아는 몇가지 취약한 부분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GDP는 미국의 9% 수준이며, 국방 예산은 7% 정도에 불과합니다. 뿐만 아니라 높은 영아 사망률과 과도한 음주 및 흡연과 같은 나쁜 생활 습관 등의 영향으로 러시아의 인구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로 예상되며 [그림 1.] 서방 국가들에 비해 건강 기대 수명도 매우 짧은 편입니다. [그림 2.]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최근 러시아의 최근의 경제 호황은 에너지와 상품 가격의 급상승으로 인해서 발생했다는 점입니다(수출의 약 70% 차지).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자국 에너지 산업 부문의 효율성을 개선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BRICs 국가들 중 공산품의 수출 비중은 가장 낮습니다. [그림 3.] 즉, 현재 진행중인 Global 경기 침체로 인한 에너지 및 상품 가격의 하락은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만약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이 현실화 된다면 서방 선진국들의 경제 제제 조치는 러시아에게 큰 위협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응해서 러시아는 자신들의 에너지를 무기삼아서 서방세계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농담삼아 말하는 "잠궈라 밸브!"를 통한 가스 공급의 중단은 특히 유럽에 실질적인 위협입니다. [그림 4.]
그러나 서유럽이 에너지 부문에서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반대로 생각하면 러시아도 서유럽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한다면 다른 수요처 - 주로 중국, 일본, 우리나라 같은 아시아 국가들 - 에 천연가스를 공급해야 하는데 파이프라인 설비를 갖춘다는 것은 비용과 적어도 수년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즉,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파이프 밸브를 잠궈버린다는 것은 동시에 자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는 지금으로선 현실적이라기 보다는 이론적인 이야기일 뿐 입니다.
게다가 서유럽도 이런 현실을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에너지 기업들이 유럽의 에너지 회사들을 인수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으며, 또한 알제리아 및 카타르 같은 국가들이 러시아가 제안하고 있는 OPEC과 비슷한 형태의 천연가스 공급 카르텔에 참여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에 러시아가 자국의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론적으로 서방과의 대립에 의해 결국 더 큰 손해를 입는 것은 러시아라는 것이 예상되며, 비록 그루지야 침공이후에 러시아가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서방과의 관계도 당분간 악화되겠지만 그 갈등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예를 들면 sonnet 님의 메드베데프 독트린 의 "4번, 5번 항목 "을 예로 들어보면 이는 소넷님 말씀 처럼 다음과 같이 해석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잠시 러시아인들이 소수민족으로 사는 나라들 (즉, 역시 구소련 공화국)의 리스트를 그 국가의 러시아어 사용인구 순서대로 한번 나열해 보겠습니다. (그림 5.)
꽤 긴 명단이 나왔지만 이들 중 서방 세계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면서 러시아 인구의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사실 몇 개 안됩니다. 그리고 메드베데프의 태도가 강경해 보이지만 결국 그들이 액션을 취할 수 있는 곳은 사려깊게 선택된, 서방 국가들이 군사적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지역으로 한정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어지는 내용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러시아는 그루지야 침공을 통해서 자신의 영향권이 침범 당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을 천명했습니다. 또한 이는 러시아 주위의 국가들 - 특히 우크라이나 - 에게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는 서방과의 군사협력을 포기하라는 강력한 신호이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주변국을 자신의 영향권 안에 편입시킴으로서 모스크바를 포위하려는 전략은 중지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편 서방국가들도 자신들의 코소보에 대한 정책을 감안한다면 러시아의 남 오세티아에 대한 반응과 그루지야로의 침공을 비난할 만한 근거가 빈약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군사적 예비 전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 우방이었던 그루지야를 군사적으로 도와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러시아가 자신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다음 목표로 움직이면서 서방국가들의 갈등을 심화시켜 과거처럼 신 냉전시대를 초래하거나 러시아가 진심으로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려고 의도하는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자, 그럼 그 이유에 대해서 살펴볼까요?
첫째, 과거 냉전시대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이데올로기가 결핍되어 있습니다. 러시아의 목표는 자신의 안보를 강화하는 것이지 공산주의의 기치아래 세계를 정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두번째로, 러시아의 서방 세계와의 대립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은 과거 상대적으로 서방 시장경제와 분리되어 있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기 때문입니다. 즉, 오늘날 러시아의 파워는 Global 경제로의 성공적인 참여 여부에 의해서 규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세상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돈'이란 것은 오늘날의 러시아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러시아를 아직 완벽한 법치주의 국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만, 적어도 그들의 정치 지도자들은 선거에의해서 당선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대게 에너지 재벌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거나 혹은 그 자체로서 그들에게 '돈'이란 파워와 정통성을 손에 쥘수 있게하는 핵심요소입니다. 그런데 이 '돈' 혹은 경제문제에서 러시아는 몇가지 취약한 부분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GDP는 미국의 9% 수준이며, 국방 예산은 7% 정도에 불과합니다. 뿐만 아니라 높은 영아 사망률과 과도한 음주 및 흡연과 같은 나쁜 생활 습관 등의 영향으로 러시아의 인구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로 예상되며 [그림 1.] 서방 국가들에 비해 건강 기대 수명도 매우 짧은 편입니다. [그림 2.]

[ 그림 1. 2015년 까지의 러시아 예상 인구 성장률 - 진짜 보드카 때문일까요?...-_-;; ]

[ 그림 2. 러시아 평균 건강 수명 ]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최근 러시아의 최근의 경제 호황은 에너지와 상품 가격의 급상승으로 인해서 발생했다는 점입니다(수출의 약 70% 차지).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자국 에너지 산업 부문의 효율성을 개선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BRICs 국가들 중 공산품의 수출 비중은 가장 낮습니다. [그림 3.] 즉, 현재 진행중인 Global 경기 침체로 인한 에너지 및 상품 가격의 하락은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 그림 3. 러시아의 공산품 수출 비중 ]
따라서 만약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이 현실화 된다면 서방 선진국들의 경제 제제 조치는 러시아에게 큰 위협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응해서 러시아는 자신들의 에너지를 무기삼아서 서방세계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농담삼아 말하는 "잠궈라 밸브!"를 통한 가스 공급의 중단은 특히 유럽에 실질적인 위협입니다. [그림 4.]

[ 그림 4. 유럽의 파이프를 통한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 비중 ]
그러나 서유럽이 에너지 부문에서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반대로 생각하면 러시아도 서유럽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한다면 다른 수요처 - 주로 중국, 일본, 우리나라 같은 아시아 국가들 - 에 천연가스를 공급해야 하는데 파이프라인 설비를 갖춘다는 것은 비용과 적어도 수년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즉,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파이프 밸브를 잠궈버린다는 것은 동시에 자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는 지금으로선 현실적이라기 보다는 이론적인 이야기일 뿐 입니다.
게다가 서유럽도 이런 현실을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에너지 기업들이 유럽의 에너지 회사들을 인수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으며, 또한 알제리아 및 카타르 같은 국가들이 러시아가 제안하고 있는 OPEC과 비슷한 형태의 천연가스 공급 카르텔에 참여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에 러시아가 자국의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론적으로 서방과의 대립에 의해 결국 더 큰 손해를 입는 것은 러시아라는 것이 예상되며, 비록 그루지야 침공이후에 러시아가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서방과의 관계도 당분간 악화되겠지만 그 갈등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예를 들면 sonnet 님의 메드베데프 독트린 의 "4번, 5번 항목 "을 예로 들어보면 이는 소넷님 말씀 처럼 다음과 같이 해석됩니다.
여기서 ‘특수한 역사적 관계’를 공유하는 이웃이란 구소련 공화국들을 지칭하는 것이며, 그들이 ‘어디 있든 간에’ 국민의 생명과 존엄성을 보호한다는 것은 러시아인들이 소수민족으로 사는 나라들(즉 역시 구소련 공화국들)에게 러시아인 보호를 명분으로 간섭할 수 있음을 선언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5대 원칙이란 먼로 독트린의 러시아판, 즉 러시아는 구소련 지역에 대해 특권을 인정받아야겠으며, 다른 강대국들의 침투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잠시 러시아인들이 소수민족으로 사는 나라들 (즉, 역시 구소련 공화국)의 리스트를 그 국가의 러시아어 사용인구 순서대로 한번 나열해 보겠습니다. (그림 5.)

[ 그림 5. 국가별 러시아어 사용 인구 수 및 비중 ]
꽤 긴 명단이 나왔지만 이들 중 서방 세계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면서 러시아 인구의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사실 몇 개 안됩니다. 그리고 메드베데프의 태도가 강경해 보이지만 결국 그들이 액션을 취할 수 있는 곳은 사려깊게 선택된, 서방 국가들이 군사적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지역으로 한정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러시아 曰, "러시아의 대외관계는 우리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친구와 동료들 하기에도 달려 있다. 그들에게 선택권이 있다."
(하지만 그녀의 진심은 누가 알겠습니까...-_-;;)
[참조자료]
The Wire Mesh War, Independent strategy(2008.9.2)
P.S.
6개월 전에 러시아의 정치 및 경제에 대해서 파란 블로그에 간단히 쓴 글이 있습니다. 혹시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The Wire Mesh War, Independent strategy(2008.9.2)
P.S.
6개월 전에 러시아의 정치 및 경제에 대해서 파란 블로그에 간단히 쓴 글이 있습니다. 혹시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 by | 2008/12/23 02:24 | Business | 트랙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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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그루지야 전쟁의 교훈
러시아의 신질서 구축(?) 혹은 츤데레(Orca)에서 트랙백 메드베데프 독트린에 부연 사실 러시아군이 그루지야 전쟁에서 대단한 새 실력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그루지야는 어차피 대단찮은 군사력을 가진 소국이었고, 이 전쟁에서 러시아의 군사적 능력이 눈부시게 발휘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훨씬 큰 함의가 있었다. 이 전쟁을 통해 러시아는 세계만방에 구소련 지역에서 형성된 새로운 힘의 질서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었다. ......more
라고 말하면서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는.....뭐 이런 캐릭터인 겁니까?ㅋㅋ
사실 러시아가 '잠궈라 밸브' 스킬을 시전해도 서유럽이 '걷어라 자본' 스킬을 시전하면 그저 깨갱거릴수 밖에 없죠....
올 한 해 행복하시길...